제2025-01호┃초등 학부모용
01
새학기, 친구를 잘 사귀는 법
「새학기 친구 사귀기」
새 학기가 시작되면 설렘과 기대만큼이나 다양한 고민이 생깁니다. 그중에서도 학생과 학부모 모두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친구 사귀기’가 아닐까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아이가 학교 가기를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누구일까? 누구랑 같은 반이 될까?
초등학생에게 학교는 기존의 보육 형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경험하는 ‘사회적 공간’ 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부담이 클 수 있는데, ‘반 배정’은 아이가 직접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설렘과 긴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반에 맞는 친구가 없으면 어쩌지?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친구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으면 어쩌지? 쉬는 시간에 뭘 하면서 보내야 하지?
초등학생들은 학년이 바뀔 때 학업보다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훨씬 더 크게 느끼곤 합니다. 사실 인간관계에 대한 긴장과 걱정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죠. 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인싸” 라 하더라도, 새로운 공간, 새로운 반에서 같은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난 학년에서 친구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거나,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학생들은 새 학기를 맞이하는 부담이 더욱 클 것입니다. 게다가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은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가장 숨기고 싶은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혼자 끙끙 앓다가, 해결하지 못한 채 점점 더 위축되거나 심하면 등교를 거부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01.
친구 관계에 대한 오해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생존을 위해 유대가 필요합니다. 학령기 동안 학생들은 협동하며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이를 통해 사회성을 키우게 됩니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성인이 되어 자립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 하지만 학생이나 보호자분들이 흔히 오해하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라는 의미를 “인기가 많아야 하고, 모든 친구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 라고 잘 못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 반에는 키와 몸무게가 다르고, 학업 성취도가 다른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하듯, 사회성의 크기와 형태도 개인마다 다릅니다.
● 사회성은 단순한 외향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환경에 따라 요구되는 정도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외향적이어야 사회성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 또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모든 친구들과 잘 지내야 하며 외향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02.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요?
● 요즘 부모님들은 “공부는 못해도 친구만큼은 잘 사귀었으면”하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회성 역시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며, 지나친 기대와 부담은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내향적 특성 자체를 부모님 시선으로 ‘안쓰럽다’거나 ‘외롭다’고 느껴, 개선이 필요한 약점처럼 자녀가 인식하게 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아이는 소수의 친구와 소통하고 관계 맺는 것에 만족하며 자신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데, 부모의 기준에 맞춰 친구를 더 많이 사귀라고 강요하거나,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단정 짓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그래도 어렸을 때는 또래 친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요?” 혹은 “진정한 친구 한두 명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하고 자녀의 사회적 관계를 걱정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물론,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단절되어도 된다거나 아이들에게 사회적 경험 자체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학령기는 길고, 한 학기나 한 학년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사회성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부분이고,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성향에 맞는 친구를 찾아가고, 그 중에서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 다만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자녀가 그 방법을 모르거나 서툴러서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위축되거나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혹은 반복적으로 좋지 않은 평판에 노출된다면 그때는 자녀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03.
친구 사귀기가 어려운 아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 기질적으로 불안과 긴장이 높은 아이
- 아이가 기질적으로 불안감이 크고 걱정이 많다면, 새로운 사람이나 낯선 상황에서 긴장하고 다양한 변수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경향이 있어 쉽게 위축되거나 겁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새 학기, 새로운 반,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일이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 이런 아이들에게는 새 학기 시작 전에 "사회적 상황 리허설"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이 실제 공연 전에 수십 번의 리허설을 통해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게 연기를 펼치는 것처럼, 아이들도 새 학기와 새 친구들을 만날 준비를 미리 해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긴장할 만한 다양한 상황을 예시로 들어, 아이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춰 연출해 본 뒤 함께 연습해 보는 것이죠. 물론 연습을 한다고 해서 실제 상황에서 모든 변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미리 상황을 준비하고 예측할 수 있으면 긴장을 줄이고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자기중심적인 아이
-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그저 말을 잘 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참을 줄 알아야 하고,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하는 순간들을 적절하게 견뎌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만약 배려하거나 공감하는 경험이 부족하여 사회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는 학생이라면, 또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갈등은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 추후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 따라서 자기중심적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규칙 지키기, 양보하기, 순서 지키기 등과 같은 타인과 더불어 지내는 연습, 즉 사회적 기술들을 연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과정은 아이에게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꾸준한 격려와 학교의 협력 속에서 아이들은 점차 더 풍성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확인해 주세요.
▸아이들은 평생에 걸쳐 친구를 만들어 갑니다. 중요한 것은 당장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자녀가 또래 관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며 익히는 것입니다. 현재의 모습이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정체성이 단단히 형성되면서 친구 관계도 역시 변화해 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자녀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건강한 정체성을 먼저 형성할 수 있도록, 자녀의 특성을 잘 파악해 주세요. 자기중심적인 행동은 어릴 때부터 교정해 주되, 그 외의 특성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으며 응원해 주세요.
2025.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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